대학생활은 자유와 가능성의 시기이자, 동시에 불안이 급증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성적에 대한 압박, 새로운 인간관계,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등 다양한 요인들이 불안을 증폭시키며, 때로는 일상 기능을 방해할 정도로 심화되기도 합니다. 인지행동치료(CBT)는 이러한 불안을 관리하고 스스로 회복력을 키울 수 있는 강력한 심리치료법입니다. 본 글에서는 대학생이 흔히 겪는 시험불안, 대인관계 문제, 자존감 저하 등을 중심으로 인지행동치료를 활용한 구체적 극복 전략을 안내합니다.
시험불안: 자동사고 수정과 이완기법의 결합
시험 기간이 다가오면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집중이 되지 않거나, 머릿속이 하얘지는 경험을 하는 대학생이 많습니다. “이번에도 망치면 끝이야”, “나는 원래 시험에 약해”와 같은 자동사고는 시험불안을 심화시키는 핵심 원인입니다. 이런 부정적인 생각은 실제 공부 효율을 떨어뜨리고, 자기효능감을 약화시킵니다.
CBT에서는 이처럼 무의식적으로 떠오르는 자동사고를 포착하고, 그 사고가 얼마나 사실에 근거한 것인지 평가하는 연습을 진행합니다. 예를 들어 “나는 시험을 망칠 거야”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지난 학기에도 어려운 과목을 통과했고, 이번에도 준비 중이야”와 같은 대안을 떠올리며 사고를 전환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또한 시험 직전에 활용할 수 있는 심호흡, 복식호흡, 근육이완 같은 이완기법을 병행하면, 신체적 긴장을 완화시켜 불안 반응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대인관계 불안: 회피 대신 행동 실험으로 변화 시작하기
대학교는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야 하는 공간입니다. 하지만 처음 보는 사람과 대화하기 어렵거나, 동아리 활동에서 위축감을 느끼는 경우, 대인관계 불안이 일상 전반을 지배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불안은 종종 “사람들이 날 싫어할 거야”, “내가 말실수하면 웃음거리가 될 거야”와 같은 인지 왜곡에서 비롯되며, 결과적으로 타인과의 접촉을 회피하게 됩니다.
CBT에서는 이와 같은 회피행동을 줄이고, ‘행동 실험’을 통해 현실을 직접 경험하는 훈련을 중요시합니다. 예를 들어 간단한 질문으로 대화를 시작하거나, 소규모 모임에 자주 참여하는 것처럼 부담이 적은 행동부터 시도합니다. 실험 후에는 “정말 내가 생각한 것처럼 부정적 반응이 있었는가?”를 검토하며 사고와 현실의 차이를 인식하게 됩니다. 반복적으로 행동 실험을 진행하면, 불안을 유발하던 대인 상황이 점차 익숙해지고, 자신감도 자연스럽게 회복됩니다.
자존감 회복: 사고 기록과 자기자비 실천
불안이 장기화되면 “나는 못난 사람”, “나는 아무것도 잘하지 못해” 같은 자기비난이 습관처럼 자리 잡게 됩니다. 이는 자존감을 무너뜨리고, 우울이나 회피 행동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CBT는 낮아진 자존감을 회복하는 데도 매우 효과적이며, 그 핵심은 생각의 구조를 바꾸는 데 있습니다.
CBT 기법 중 ‘생각 기록표’를 활용하면, 부정적인 자동사고를 포착하고, 그에 대한 근거와 반론을 정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나는 발표를 잘 못해”라는 사고가 있다면, 실제 발표에서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은 적은 없는지, 연습을 통해 개선된 경험은 없는지를 점검합니다. 또한 자기자비 훈련도 중요한 전략입니다. “지금 충분히 잘하고 있어”, “실수해도 괜찮아”와 같은 따뜻한 자기언어를 매일 스스로에게 들려주는 연습을 통해, 자기비난을 줄이고 심리적 안정감을 키울 수 있습니다.
결론
대학생활 속에서 마주치는 불안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지만, 인지행동치료(CBT)는 그 불안을 조절하고 삶의 균형을 찾는 데 강력한 도구가 됩니다. 시험불안, 대인관계 문제, 낮은 자존감 등 다양한 형태의 불안은 자동사고 수정, 행동 실험, 자기자비 훈련 등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습니다. 지금 당신이 불안으로 힘들다면, 오늘 하루 자동사고 한 가지를 기록해보고, 그것이 얼마나 사실에 근거했는지 평가해보는 연습부터 시작해보세요. 생각을 바꾸는 작은 실천이, 결국 더 안정된 대학생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