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도 완벽하게, 육아도 빈틈없이.” 많은 워킹맘들이 하루하루를 이런 부담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직장에서의 성과, 가정에서의 헌신, 자기계발까지 놓치지 않으려는 마음은 때로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되지만, 한편으로는 끊임없는 자기비판과 소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처럼 ‘완벽한 엄마’, ‘완벽한 직장인’이 되려는 압박은 현실과의 괴리를 키우고, 수치심과 무력감을 반복하게 만듭니다. 이 글에서는 수용전념치료(ACT: Acceptance and Commitment Therapy)라는 심리치료 접근을 통해, 워킹맘이 완벽주의의 굴레에서 벗어나 보다 자비롭고 가치 중심적인 삶을 사는 방법을 안내합니다.
워킹맘의 일상에 스며든 완벽주의의 그림자
완벽주의는 단지 높은 기준을 갖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특히 워킹맘의 완벽주의는 역할 충돌, 시간 부족, 자기비난으로 확장되며 복합적인 스트레스의 원인이 됩니다.
- “아이에게 더 잘해줘야 하는데, 미안하다.”
- “회사에서 실수하면 안 돼, 나 때문에 피해볼 수 있어.”
- “이것도 못 하면서 엄마라고 할 수 있나?”
이러한 내면의 목소리는 끊임없이 ‘더 잘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작은 실패에도 큰 죄책감과 자책으로 이어지게 만듭니다. 문제는 이 기준들이 현실적으로 도달 불가능한 이상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수용전념치료(ACT)에서는 이와 같은 완벽주의적 사고를 억누르거나 없애려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런 생각과 감정을 수용하면서도, 내가 진정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삶의 방향으로 전념된 행동을 선택하는 심리적 유연성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둡니다.
감정과 생각을 억누르지 않고, 함께 있는 법 배우기
수용전념치료(ACT)의 핵심은 ‘감정과 생각을 없애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수용하면서 가치 중심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워킹맘은 바쁜 하루 속에서도 수많은 부정적 감정과 마주하게 됩니다. 죄책감, 미안함, 피로감, 분노 등은 완벽주의의 틀 안에서 더욱 강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수용전념치료(ACT)에서는 감정이 올라올 때 “나는 지금 미안함을 느끼고 있구나”, “이 감정도 내 일부구나”라고 관찰자 시점으로 접근합니다. 이때 중요한 건 그 감정을 없애려는 시도가 아니라, 그 감정과 함께 존재하는 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이러한 태도는 자기자비를 키우는 기초가 됩니다. 내 감정을 존중하고, 그 감정이 있다고 해서 내가 나쁜 엄마이거나 부족한 사람이라는 결론에 이르지 않도록 돕습니다. 감정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태도는 자신에 대한 비판을 멈추고, 자기 자신과 연결되는 따뜻한 출발점이 됩니다.
불완전한 나로서도 전념할 수 있는 삶의 가치
완벽주의가 주는 가장 큰 착각은, 완벽하지 않으면 무가치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수용전념치료(ACT)는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통해, 삶의 가치를 중심에 둡니다.
예를 들어, “나는 아이에게 사랑을 전하는 부모가 되고 싶다”는 가치를 가진다면, 중요한 건 그 사랑을 얼마나 ‘완벽하게’ 표현했는지가 아니라, 그 순간에 할 수 있는 진심 어린 행동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ACT에서는 이처럼 감정이 복잡하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에도, 가치에 따라 움직이는 작은 행동들이 진짜 삶의 방향을 이끈다고 봅니다.
예시:
- 피곤하더라도 아이와 5분 책을 읽어주는 것
- 실수한 자신에게 “그럴 수도 있어”라고 말해주는 것
- 일정이 밀려도 잠시 눈을 감고 자신의 숨소리에 집중하는 것
이러한 행동은 완벽하지 않더라도, 스스로를 지지하는 자기자비적 실천이며, 완벽주의적 사고의 악순환을 끊는 힘이 됩니다.
결론
워킹맘의 완벽주의는 책임감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그 무게에 짓눌리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자기비난의 감옥에 갇히게 됩니다. 수용전념치료(ACT)는 감정을 억제하지 않고 수용하며, 스스로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그것에 맞게 행동하는 법을 알려줍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지금 이 순간, 당신이 어떤 삶을 원하는지에 귀 기울이고, 그 방향으로 작게라도 움직이는 용기입니다. 오늘 하루, 완벽한 하루가 아니어도, 가치 있는 하루는 만들 수 있습니다.